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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아포칼립스 (X-Men: Apocalypse, 2016)> - 시리즈가 우리에게 남긴 것 스크린의 기록

엑스맨: 아포칼립스 (X-Men: Apocalypse, 2016)
- 시리즈가 우리에게 남긴 것

시장통에서 허름한 차림의 한 아이가 순식간에 돌풍을 일으켜 좀도둑질을 한다. 눈을 비비며 화장실 한 켠에서 몸을 피하고 있던 아이는 집요하게 자신을 쫓아온 덩치 큰 아이(와 화장실)에 무시무시한 광선을 내뿜는다. 너무 빨라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는 방에서 도통 나오지 않고,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모인 학교에서도 밤새 악몽에 시달리며 건물을 들썩이는 가장 이상한 아이는 외톨이다. 

프리퀄에 등장하는 엑스맨은 전지전능한 신이나 히어로가 아니다. 특별한 능력을 제외하고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되려 다수와는 다른 모습이나 능력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거나 그늘에서 숨죽이고 지내야 하는 소수의 약자에 가깝다. 

찰스(프로페서 X)는 이런 아이들이 타인과 사회 속에서 '바르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영재학교를 설립한다. 찰스는 아이들이 상처를 주거나 받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통제하며 필요한 곳에만 쓸 수 있도록 가르친다. 찰스는 내재된 선의와 희망을 믿는다. 가장 강력한 힘은 가장 인간적인 것에서 비롯된다는 신념은 세상 모든 이의 정신과 대화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을 지탱한다.
 
반면 에릭(매그니토)가 가진 힘의 원천은 분노다. 비극적인 운명에 분노할 때 그의 주변으로 크고 작은 금속 물체가 움직인다. 분노의 크기가 클수록 파동은 더욱 커진다. 찰스와 레이븐이 끈질기게 보여준 '희망'에 의지해 신분을 감추고 평범한 가장으로 살아가던 에릭은 다시금 사랑하는 이들을 눈 앞에서 잃고 절망에 빠진다. 암흑 속에서 발현되는 파괴적인 힘은 최초의 돌연변이 '아포칼립스'를 만나 증폭되어 지구를 뒤흔든다. 

잠에서 깨어난 아포칼립스와 그를 따르는 포 호스맨으로 혼란에 빠진 지구를 구하기 위해 찰스, 행크, 레이븐으로 대변되는 '1세대(퍼스트 클래스)' 엑스맨과 이후 사이클롭스, 진 그레이, 나이트크롤러, 퀵 실버로 불릴 차세대 엑스맨 군단이 힘을 합친다. 내면의 어둠에 갇힌 에릭도 결국 자신의 선한 면을 믿어 준 이들의 편에 선다. 우주까지 파괴할 기세였던 아포칼립스는 신,구세대 엑스맨의 합공에 다소 허망하게 무너진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시작으로 이번 <엑스맨: 아포칼립스>로 마무리되는 프리퀄 3부작은 먼저 등장한 엑스맨 시리즈와 느슨하게 연결된다. 이번 편은 미래와 현재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는 지난 편에 비해 캐릭터나 사건 간 인과관계가 좀더 느슨해 졌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를 바꿔버리지 않았던가.) 틈틈이 코믹스나 지난 시리즈의 팬을 챙기면서도 차세대 엑스맨의 유년 시절로 새로운 시리즈의 서막을 예고하는 데도 성공적인 편. 마블 유니버스의 '평행우주'라는 편리한 장치 덕에 동시대 다른 시리즈에서 같은 캐릭터를 보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다. 다만, 설정 상 막강한 파괴력을 가진 아포칼립스와 엑스맨 간 힘의 균형점을 제대로 잡지 못해 긴장감마저 느슨해진 건 상당히 아쉽다. 

이번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무엇보다 시리즈의 계승이 아닌 파격에 의의가 있다. 프리퀄 시리즈를 관통하던 돌연변이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시선은 이번 작품을 거치며 '소수'에서 '특별한 존재'로 무게 중심을 옮겨간다. 다수와 다른 초능력을 과시하기보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조화롭게 힘을 '통제'하던 돌연변이들은 강력한 힘에 맞서 자신이 가진 특별한 능력의 최대치를 끌어낸다. 덕분에 아포칼립스는 제압되고 평화를 되찾지만, 해방된 또다른 힘에 숨겨진 파괴력을 본 찰스는 영재학교로 돌아와 레이븐이 이끄는 엑스맨 군단의 훈련을 비장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것으로 시리즈는 마무리된다. 

어벤져스와 마찬가지로 엑스맨 세계에도 내적 균열이 생긴 듯하다. 믿음이 흔들린, 혹은 두려움에 빠진 찰스가 방황하는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이끌어주던 그간의 프로페서 X를 새로운 캐릭터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다수와 소수,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이분법적 시선을 바로잡으려던 가장 인간적인 노력은, 내적이든 외적이든, 결국 힘으로 제압되고 마는 걸까. 드러내지 않을 뿐 돌연변이에 대한 차별적 시선은 여전하다는 레이븐, 최선을 믿되 최악에 대비해야 한다는 행크, 힘을 통제하려는 인간을 먼저 제압해야 한다는 에릭, 그리고 희망과 평화를 설파해왔지만 결국 차별과 힘의 역설을 수긍하고 마는 찰스. 현실과 동떨어진 영화에서 멀지 않은 주변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씁쓸함이 오래도록 가시지 않는다. 프리퀄 3부작 중 철학적 고민이 가장 덜했던 마지막이지만, '평범함'에 집착하며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현 사회에 던지는 시사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
• 제목: 엑스맨: 아포칼립스 (X-Men: Apocalypse, 2016)
• 연출: 브라이언 싱어 (Bryan Singer) 
• 각본: 사이먼 킨버그(Simon Kinberg),  브라이언 싱어(Bryan Singer), 마이클 도허티(Michael Dougherty), 댄 해리스(Dan Harris)
•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James McAvoy, 찰스 자비에 교수 / 프로페서 X), 마이클 패스벤더(Michael Fassbender, 에릭 렌셔 / 매그니토), 제니퍼 로렌스 (Jennifer Lawrence, 레이븐 다크흘름 / 미스틱), 오스카 아이삭(Oscar Isaac, 아포칼립스), 니콜라스 홀트 (Nicholas Hoult, 행크 맥코이), 로즈 번(Rose Byrne, 모이라 맥태거트), 타이 쉐리던(Tye Sheridan, 스콧 섬머스 / 사이클롭스), 소피 터너(Sophie Turner, 진 그레이)
• 장르: 액션, 모험, 판타지, SF
• 제작국가: 미국
• 촬영: 뉴턴 토머스 시겔(Newton Thomas Sigel)
***
+ 시사점 위주로 쓰다 보니 진지한 이야기만 했다. <엑스맨: 아포칼립스>를 보고 나면 현존하는 실사 엑스맨 영화는 물론, 어벤져스 시리즈까지 훑게 된다. 이 영화가 남긴 또 다른 것은 바로 '입덕.' 이 영화를 보고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찾아봤다면, 웰컴 투 더 파라다이스 :D

+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보다는 <엑스맨>의 퀵 실버에 한 표. 퀵 실버가 등장할 때마다 유쾌한 청량감이 톡톡 터진다. 그리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 엑스맨 세계에도 존재하더라. (동정표까지 두 표.)

++ 에릭 (매그니토), 지고지순한 순정파인 줄 알았는데, 따지고 보면 카사노바일지도. 
++ (계속된다면) 엑스맨 시리즈에도 스칼렛 위치가 등장할까? 우리 엄마도 그 쪽이랑 비슷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며.. (망상이다) 

+ 결국 아포칼립스를 깨운 건 모이라의 꼬리가 길었기 때문. 잘못 들어온 CIA 요원 하나, 열 광신도 안 부럽다. 그러니 인류를 위해 뒤처리는 깔끔하게, 문은 잘 닫고 다니자 (응?)

+ 아, 시리즈가 남긴 또 하나. '프로페서 X는 그렇게 대머리가 되었다.'


**별점을 주자면: 7.5/10 (스토리:7, 비주얼:8, 연출:7, 연기:9)

-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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