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펌금지&환영

- 사진/글 등 불펌금지!
- 댓글/트랙백/링크/추천 대환영:)

猫の夢 - The Chocolate Box

B타입 클린 캠페인 위젯

복사금지



<자객 섭은낭 (刺客聶隱娘, The Assassin, 2015)> - 이해할 수 없는 '예술' 영화를 마주하는 안타까움 스크린의 기록

자객 섭은낭 (刺客隱娘, The Assassin, 2015)

- 이해할 없는 '예술' 영화를 마주하는 안타까움

 

원문 보기 @ Wonder Log: http://wonderxlog.flyingn.net/?p=1855 


영화를 보는 각자의 목적이 있다. 어떤 이는 웃기 위해, 어떤 이는 울기 위해, 혹은 그저 보기 위함이기도 하다. 목적과 취향은 별개인 듯하나 사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예컨대 웃기 위해 영화를 보는 사람은 심각한 범죄 스릴러나 사회 현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보다는 자연스럽게 유쾌한 드라마나 로맨틱 혹은 그냥 코미디 쪽을 선호한다. 한 영화에 대한 평이 제 각각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허우 샤시엔 감독의 신작 <자객 섭은낭>에 대한 평가는 양분된다.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이라는 영예에 평론가들의 호평이 더해지는 한편, 대중들의 평가는 지루하거나 아름답다로 나눠진다평론가와 대중 평가 간극은 늘 존재해왔고, 영화의 작법이 익숙하지 않을수록 그 거리는 멀었다.

 

영화 <자객 섭은낭> 말기 고위 관료의 딸로 태어나지만 자객으로 길러진 섭은낭이 자신의 정혼자이자 사촌인 전계안을 죽이라는 명을 받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는 내용. 중국 () 전기(傳奇) 소설, 전해져 오는 기이한 이야기인 소설 <섭은낭> 원작으로 영화는 비구니에게 납치당해 살수로 키워진 섭은낭이라는 캐릭터를, 요구되는 삶과 자신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자객 섭은낭으로 옮겼다.

 

작위적인 연출을 배제하고 사실주의를 지향한 영화는 '무협' 다루면서도 긴장감이 없다. 사람을 죽이느냐, 살리느냐의 고뇌나 정혼자에 대한 애틋한 감정은 화장기 없는 섭은낭의 무표정에서 짐작할 뿐이다. 1.37:1이라는 낯선 화면 비율에 롱테이크로 담긴, 땅과 하늘이 양분되는 중국의 절경은 고즈넉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을 부추기지만, 영화의 끝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재미 유무의 극단으로, 혹은 개로 단정해버릴 만큼 영화와 사람은 단순하지 않다. <자객 섭은낭> 역시 그렇다. 기존 무협의 틀을 시도와 폭의 그림을 옮겨놓은 듯한 장면들에 높은 점수를 만하다. 그러나 짐작과 추측을 요하는 영화의 불친절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발상이나 문제 제기를 즐기지만, 난데없이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의 인과관계를 마디 대사로 넘겨짚으며 2시간 남짓 스크린에 집중하는 데에는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여운보다는 엉킨 정보 때문에 전단지부터 원작 소설까지 찾아보게 된다.

 

주변에서는 "영화제 수상작이 그렇지"라는 반응이다. 언제부터였을까. 영화는 시장성을 담보로 예술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넘어 대중의 관심을 받으면서도 예술로서의 가치를 도모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모든 영화가 대중적인 인기를 수도, 그래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다양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대중과 평단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쉬이 여겨서는 안될 같다. <자객 섭은낭> 포함한 예술 영화들의 담대한 시도는 높이 살만 하지만, 작품 안에서 이해할 없는 부분을 예술이니 그렇다는 말로 얼버무리며, 되려 고매한 무언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대중이라는 식의 시선 역시 어렵지 않게 있다.

 

한쪽에서는 좋은 영화들이 '그런 영화'라는 이유로 손사래를 치며 외면당한다. 또다른 쪽에서는 그들만의 리그처럼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듯하다. 크고 작은 영화가 자생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문제 외에도, 영화와 영화계도 다양성 안에서 호흡하고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말처럼 쉽게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말이다.

 

요즘 영화관 상영시간표를 보면 그저 한숨이 길어진다. <자객 섭은낭> 그저 촉매였을 . 보는 이도, 만드는 이도, 나누는 이도 함께 노력해 모쪼록 더욱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영화를 영화관에서 있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

제목: 자객 섭은낭 (刺客隱娘, The Assassin, 2015)

연출: 허우 샤오시엔

각본: 주천문, 허우 샤오시엔

출연: 서기(섭은낭), 장첸(전계안), 츠마부키 사토시(마경소년)

장르: 액션, 드라마

제작국가대만

촬영: 리판빙 (Mark Lee Ping-bing)

***

**별점을 주자면: 6.0/10 (스토리:5, 비주얼:7, 연출:6, 연기:6)

 

 

- 본문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전단지

 

- 포스팅에 사용된 스틸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있습니다. ,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Copyright © FlyingN

@ A Wonder Log · 마음대로 날아간 발자취

(http://wonderxlog.flyingn.net)

 

블로그의 모든 글에 대한 저작권은 © FlyingN (Flyingneko, 나는고양이) 있습니다.

블로그 모든 문구 내용, 이미지의 무단 도용 복제 사용을 금지합니다.

 

공감, 댓글, 추천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구독하시면 더욱 편리하게 보실 있습니다.

(광고, 무분별한 비방은 임의 삭제하겠습니다) 


덧글

  • 새벽 2016/02/14 18:28 # 삭제 답글

    음.. 이 영화 저도 무척 보고는 싶은데 망설여지는 이유는 [해상화]부터 허우샤오시엔과 저 사이에도 어떤 간극이 느껴져 왔기 때문입니다. 예전 [동년왕사]나 [비정성시] 때의 감동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어요 제게.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구조에 대한 나고양님의 고민들.. 잘 읽었습니다.
  • 나는고양이 2016/02/14 23:24 #

    전작들의 명성을 듣기만 했지 실제로 보지 않아서 감독의 영화가 이러하다는 판단은 보류했습니다..

    이해도 제대로 되지 않는 영화가 흥행을 못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건데, '예술 영화'를 찾는 관객이 많지 않다든가 하는 식의 비약으로 관객 쪽으로 화살을 돌리는게 불편했거든요. 이 영화를 보고 나오니 울컥해서 몇자 적어봤습니다. ^^;;
  • rumic71 2016/02/14 20:41 # 답글

    뭐 영화만 그렇습니까, 문학이나 음악도 그러하지요.
  • 나는고양이 2016/02/14 23:18 #

    문학이나 음악은 평론을 찾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생각했는데, 그쪽도 그렇군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