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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퀸 (The Queen, 2007)> & <The Audience (2015)> - 여왕으로 살아간다는 것 스크린의 기록

재위 기간만 60년이 넘는 영국 엘리자베스 2 여왕의 일대기를 스크린으로 옮긴다면, 슬라이드 쇼로 180분을 채워도 부족할지도 모른다. 2 세계 대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격변해온 역사의 증인으로, 영연방의 군주로의 활약을 일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재위 기간에 비해, 우리에게 비춰진 여왕과 왕실의 모습은 제한적이다. 현존하는 군주이지만, 조선을 마지막으로 우리 땅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존재인데다, 영국이라는 심리적, 지리적 거리 때문이라도 동화 그것만큼이나 쉬이 닿지 않는다. 그래서 미디어에서 유통하는 왕족의 화려한 일면만을 소비하고 기억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더욱이 미국이나 일본과는 다르게, 우리와의 직접적인 상관 관계를 찾기 어려운 까닭에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고서야 속의 역사나 사람을 들여다 보는 것은 쉽지 않다.

 

피터 모건이  영화 < > 연극<The Audience> 여왕과 이를 둘러싼 왕실, 정계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영화가 다이애나 비의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면, 연극은 여왕이자 인간으로서의 엘리자베스 2세를 조명한다는 차이가 있다. *공교롭게도 < ><The Audience> 모두 헬렌 미렌이 여왕을 연기했다. (연극 <The Audience>2013 초연. 2015 다시 웨스트엔드에 오른 <The Audience>에서는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여왕을 맡았다)

 

영화 < > 젋은 토니 블레어가 총리로 선임되고 얼마 되지 않아 다이애나 비가 파파라치에 쫓겨 죽게 시점부터 장례식까지의 1주일 남짓을 다룬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왕가의 별장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는 왕족 일가에 비보가 전해지고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하지만, 이상 왕가의 일원이 아닌 다이애나 비에 대외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시작부터 끝까지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집요하게 받아온 다이애나 비였기에, 왕실의 이러한 '고집스러운' 태도는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질타 받는다. 이는 즉위한 순간부터 영국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신과의 약속으로 살아온 여왕에게 대중의 분노는 상처를 남긴다. 반면, 새로운 영국 건설을 주창하는 블레어 정부의 젊은 피들은 빠른 대응으로 여왕과 신임 총리간의 인기 투표에서 승점을 확보한 기뻐한다. 그러나 고집스러운 여왕에게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발견한 토니 블레어는 대중이 왕실로부터 등을 돌리지 않도록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전쟁보다 전쟁 같았던 여름이 지나고, 여왕과 토니 블레어 총리는 정기 회의 ('weekly audience', 총리와 여왕의 주간 회의로 정치, 경제 여러 사안에 대해 논한다) 가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연극 <The Audience> 이러한 정기 회의를 주제로 역대 수상과 여왕의 대화를 무대에 올린 것이다. 연극은 윈스턴 처칠을 시작으로 마가릿 대처, 토니 블레어, 데이비드 캐머론까지, 정치색도 캐릭터도 다양한 이들과의 대화에서 연륜과 경험을 쌓으며 소녀에서 진정한 여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왕은 입헌 군주로서의 한계와 선택권 없이 주어진 국왕이라는 위치, 영국에 대한 애정과 의무, 사람으로서의 심적 갈등을 '조용하지만 품위 있게(quietly with dignity)' 마주하고 극복해나간다.

 

작품에서 그려진 여왕의 모습은 (같은 작가의 영향도 있겠지만) 고집스럽지만 한결 같으며 우직하다. 전쟁을 거친 세대라며 손수 자동차를 몰고 수리하는 모습은, 왕관을 쓰고 미소 짓는 여왕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정치에 직접 관여할 수는 없지만 지혜의 축적으로 역대 총리들과의 대화를 품위 있게 이끌어가는 모습이며, 동물과 자연을 좋아하는 천진난만한 얼굴 역시 여왕의 일면으로 그려진다. 인간이지만 동시에 범인(凡人) 아닌 존재에 대한 기대로 함몰되기 쉬운 위치에서도, 카메라에서 등을 돌린 눈물을 훔쳐낼지언정 중심을 지켜낸다.

 

영화와 연극을 보며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주어진' 왕좌와 운명을 받아들이는 그녀의 태도다. 화려함 이면에 숨겨진 복잡하고 치열한 갈등과 일거수일투족이 관심 혹은 질타의 대상이 있는 상황 속에서도 여왕은 의연함을 고수한다. 누구의 시선에 무게가 실렸든, 자의가 아닌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면서도 지혜롭게 위치를 지켜온 여왕에게 경외를 표하지 않을 없다.

 

살아있는 사람, 그것도 왕의 이야기를 영화와 무대로 옮기는 작업은 당사자를 비롯해 제작 과정에 있는 이들, 심지어는 소비층에게도 부담이 적지 않다. 사실과 진실의 간극처럼, 중심이 잡힌 이야기더라도 완벽한 중립을 지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이러한 작품들은 만드는 이에게도, 보는 이에게도, 다양한 관점에서 인물과 현상을 바라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작품 경험과 생각은 스크린 밖으로 확장되어, 주제와 연관된 사안들은 물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에도 영향을 준다.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무대로, 스크린으로 옮기는 조심스러운 작업의 목적이자 의의가 아닐까 싶다. 

 

***

제목 (The Queen, 2006)

연출: 스티븐 프리어스(Stephen Frears)

각본: 피터 모건(Peter Morgan)

출연: 헬렌 미렌(Helen Mirren, 엘리자베스 2 여왕), 마이클 (Michael Sheen, 토니 블레어), 제임스 크롬웰(James Cromwell, 필립 왕자), 헬렌 맥크로리(Helen McCrory, 체리 블레어), 알렉스 제닝스(Alex Jennings, 찰스 왕세자), 로저 알람(Roger Allam, 로빈 잰브린), 실비아 심즈(Sylvia Syms, 왕대비)

장르: 드라마

제작국가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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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The Audience (2013-)

초연: 2013 2 15 런던 Gielgud Theatre

연출: 스티븐 달드리(Stephen Daldry)

각본: 피터 모건(Peter Morgan)

출연(2015 웨스트엔드):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Kristin Scott Thomas, 엘리자베스 여왕 2), 마이클 굴드(Michael Gould, 메이저), 고든 케네디(Gordon Kennedy, 고든 브라운), 니콜라스 우더슨 (Nicholas Woodeson, 해롤드 윌슨), 데이비드 칼더(David Calder, 윈스턴 처칠), 데이비드 (David Robb, 앤소니 이든), 실베스트라 르 토젤 (Sylvestra Le Touzel, 마가렛 대처), 마크 덱스터(Mark Dexter, 데이비드 캐머런, 토니 블레어), 데이빗 피어트(David Peart, 시종무관),

Marnie Brighton, MadeleineJackson-Smith, Izzy Meikle-Small (어린 엘리자베스)

***

 

+ 영화< >에서는 토니 블레어 총리와 엘리자베스 2 여왕 간의 우호적인 관계에 중점을 두고, 필립 공이나 왕대비의 보수적인 태도와 찰스 왕세자의 기회주의적 면모 등을 보여준다. 전통을 지키려는 쪽과 예외를 주장하는 진영이 균형 있게 보여진 것은 아니지만, 왕가 내에서도 적잖은 갈등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사망 다이애나 비의 행보로 왕실은 대내외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어느 쪽도 일방적인 피해자나 가해자 같지 않다.

 

+ 전통은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다. 번의 예외로 년을 지켜온 것이 무너질 있다는 위험을 감내해야 한다. 영국민의 지혜와 통찰력을 믿는다던 여왕이 버킹엄 앞의 조화와 공격적인 문구를 보며 흔들리던 모습이 안타까웠다. 동시에 대쪽 같았던 그녀가, 그리고 왕실이 다양한 채널로 대중과 소통하는 모습에서 변화가 느껴진다.

 

+ 언론은 감정을, 특히 슬픔이라는 감정과 컨텐츠를 단편화하여 유통하고, 대중은 이를 소비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애도의 눈물이 있는가 하면, 애도의 물결에 휩쓸려 떨어뜨린 눈물도 있을 것이다. 비판적인 시각과 사고를 견지한다는 것은 말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 요즘 들어 영국 런던과 여왕이 등장하는 작품들을 보게 되는데, 웰시 코기나 스카프, 핸드백 공통된 아이콘들이 등장하면 괜히 반갑다. (<미니언즈>라든가..!>

 

+ 영국 역사와 정치에 대해 조금 알고 연극을 봤다면 훨씬 재미있었을 같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 , 영국에서 <The Audience> 봤을 때가 선거철이었는데, 데이비드 캐머론 총리의 재선 여부에 따라 각본이 통째로 바뀔 있다고 했던 기억. 마침 연극이 개표 직전 회차여서 데이비드 캐머런과의 Weekly Audience에서는 마지막이라는 말로 마무리를 하긴 했었다.

+ 헬렌 미렌과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더 퀸>이든 다른 영화에서 보여준 헬렌 미렌의 연기라면 연극도 훌륭했을 것 같다.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의 연기는 그 자체로도 훌륭했다.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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