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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슬립 (Big Sleep, 1939)> - 레이먼드 챈들러 책장 속 책갈피

하드보일드(hard-boiled)

 

원래 ‘계란을 완숙하다’라는 뜻의 형용사이지만, 계란을 완숙하면 더 단단해진다는 점에서 전의(轉義)하여 ‘비정 ·냉혹’이란 뜻의 문학용어가 되었다. 개괄적으로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무감정의 냉혹한 자세 또는 도덕적 판단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수법을 의미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하드보일드 [hard-boiled](두산백과)

 

 

하드보일드 문학의 대표 작가로 꼽히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 슬립> 필립 말로가 등장하는 시리즈의 작품이자, 작가의 장편이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오랜만에 외적으로 접한 활자이기도 해서, 초반부를 넘어가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던 같다.

 

추리나 스릴러 물에 대한 선호도는 분명하지만, 문학의 장르를 깊이 있게 따지며 보지 않았던 터라 시작 전에는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이 가지는 특별함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도 사실. 들여다보니 지금까지 줄곧 읽어왔던 일본 추리 소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수사관이었던 필립 말로는 명령 불복종으로 사립 탐정으로 활동 중으로 스턴우드라는 늙은 장군의 의뢰로 그의 사고뭉치 딸을 협박한 자의 배후를 밝히기 시작한다. 주인공이 사건의 실마리를 잡을 듯하면서도 용의자들이 서로 죽이고 죽는 것이 반복되어 10 이상이 사건에 연루된다. 돌고 돌아 결국은 시작 지점의 인물들로 돌아오는데, 설정된 기간이 고작 일주일 남짓이다. 필립 말로가 느낀 것처럼 며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기보다 개월에서 1년은 법한 시간으로 생각되는 데는 레이먼드 챈들러 특유의 문체가 같다.

 

세밀한 묘사야 지금까지 읽어왔던 일본 추리 소설도 빠지지 않지만, 레이먼드 챈들러의 특별함은 비유법 활용에 있다. 창문 너머 풍기는 도시의 밤공기를 두고 '밤공기가 자동차 매연과 도시의 거리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퀴퀴한 달콤함을 풍기며 흘러 들어왔다' 하거나, 말로의 공허함을 '나는 허수아비의 호주머니처럼 공허한 인생'이라고 표현하는데 문장을 읽다 보면 장면을 구성하는 세세한 요소들보다 장면이 가지는 전체적인 독특한 느낌을 떠올리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도 아니고 그의 저서를 면밀히 읽어보지도 않아 '무라카미 하루키가 글쓰기 모델로 삼은'이라는 수식어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러나 해설 작가가 사물을 파악하는 확실한 '시점' 있으면 리얼리티가 스며 나오고, 문체는 모방할 있지만 '시점' 쉬이 따라할 없다는 말에 공감했다. 챈들러의 문장에는 그만의 독특한 시점이 있고, 그래서 하드보일드임에도 상당히 서정적이다.

 

책장을 덮고 나니 원문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옮긴이의 말을 들추지 않아도 역자의 고민과 노고가 느껴진다. 그의 독특한 문체와 시점과 더불어 사건과 직접적으로 관계 없는 농담이나 대사들은 시종일관 무거울 있는 추리 소설의 무게를 덜어준다. 시대적 배경 탓인지 흑백 필름에 어울릴 같은 작품이다.


***

제목:  슬립(The Big Sleep,1939)

지은이:레이먼드 챈들러(Raymond Chandler)

옮긴이박현주

출판: 북하우스(2004)

 








+ 세밀한 시점과 표현 덕에 챈들러의 작품은 영화화하기 좋기로 평가되고 실제로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 회사 지인 덕에 우연히 읽게 . 지금까지 읽어왔던 추리 소설과는 다른 느낌과 경험.

 

++ 전차 벨이 무한히 곳에서 울리는 같았고 소리가 무수한 벽돌을 울리며 전해졌다. (p.271)

++ 떨어지는 비가 헤드라이트 속에서는 견고한 하얀 물보라처럼 보였다. 바람막이 와이퍼는 있을 만큼 깨끗하게 창문을 닦을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흠뻑 젖은 어둠조차도 가지런히 줄로 서서 끊임없이 수레바퀴처럼 밤으로 굴러들어가는 오렌지 나무들을 가리지 못했다. (p.281)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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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새벽 2014/10/02 07:00 # 삭제 답글

    허수아비 호주머니처럼 공허한 인생이라니... 끝내주네요. 레이먼드 챈들러는 이 책하고 [기나긴 이별]을 꼭 읽고 보고 싶은데 늘 기회만 보게 되네요.
  • 나는고양이 2014/10/03 12:43 #

    아무래도 번역서는 원작도 원작이지만 번역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 같은데, 이 책의 번역에 좀 놀랐습니다. '나는 물 속의 게으른 물고기 처럼 꼼짝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라든가 '목소리가 쓰디쓴 아몬드 향을 풍기는 듯 했다'는 표현은 스릴러에서는 쉬이 찾을 수 없는 표현들인 것 같아요.

    책 이야기를 하다보니 주변 분들도 [기나긴 이별]을 언급하더라구요. 어떤 책인지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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