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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토리(The Words, 2012)> & <굿 닥터(The Good Doctor, 2011)> - 때린 놈이 되려 다리를 뻗고 더 잘 자는 불편한 이야기들 스크린의 기록

많은 영화가 권선징악으로 끝을 맺는 것은, 어쩌면 현실이 그러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정의가 이기고, 영웅이 세상을 지키는 영화 현실에서는 경중을 떠나 나쁜 일을 하고도 태연하게 풍족한 삶을 살기도 하고, 정의를 좇지만 차가운 현실의 벽에 거듭 부딪히기도 한다. 영화에서까지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 <굿 닥터> < 스토리> 모두 옳지 않은 일을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굿 닥터> '좋은 의사' 자신이 좋아하는 환자를 조금 가까이에 두고 지켜볼 있도록 의도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킨다. < 스토리> '유명 작가' 절박한 자신 앞에 나타난 다른 이의 글을 자신의 책으로 출판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굿 닥터> 의사와 환자, 병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을 직접적으로 그렸다면, < 스토리> 이야기 이야기로 영화 진실이 무엇인지 짐작할 밖에 없다는 차이가 있다. 구성과 표현은 다르지만, 결국 영화는 어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같은 불편함을 준다.

 

< 스토리> 주인공이 괴로워하는 모습에 동정을 느끼다가도 이내 불편해지는 까닭은 주인공의 갈등이 지극히 이기적인 사유에 기인한 것인 탓일 것이다. 다시 말해 주인공은 절대적으로 옳은 행위와 그렇지 않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가치관의 충돌에서 생기는 갈등으로 괴로워하는 쪽이 아닌, (자신이 정의한) 생존과 양심 사이에서 스스로를 합리화해나가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동원된 '사죄'라는 도구에 동정보다는 은근한 반감이 생긴다. 자신은 보기와 다르게 그리 행복하지 않으니 용서해달라는 식의 마지막 장면은 특히 그렇다.


 

설상가상으로 <굿 닥터> 주인공에게는 이러한 개인적인 차원의 양심이나 최소한의 직업 윤리 의식마저 존재하지 않는 같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 다른 이의 목숨을 담보로 권력을 남용한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자신의 안위에 대한 걱정 뿐이다. 자신의 행위가 발각된 후에 발생할지도 모를 사회적 지위의 박탈과 그에 따른 타인의 시선을 피하는 수단으로 자살을 선택지에 올려두지만, 결국 그는 '굿 닥터'로서의 삶을 이어나간다. 아무 일이 없었다는 그의 마지막 얼굴은 처음과 그리 다르지 않다.


 

선혈이 낭자한 스릴러보다 영화들에서 길고 깊은 공포가 느껴진다. 번쯤 상상만으로도 고개를 내저었을, 나쁜 생각들을 스크린 속에서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함이 밀려온다. 가능성으로만 보자면, 전기톱을 살인마가 앞에 나타나는 것보다 내가 잠든 틈을 수액에 다른 약물을 투여하는 쪽이, 내가 글을 누군가가 자신의 것처럼 책으로 펴내는 쪽이 현실적이다.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라고 하기엔 너무 흉흉해진걸까. 속이 더부룩할 탄산 음료를 찾듯 말도 되는 초능력이라도 이런 인간들이 활개치지 못하도록 종횡무진하는 영웅들에 대한 갈증이 밀려온다.

 

***

제목: 스토리: 세상에 숨겨진 사랑(The Words, 2012)

연출/각본: 브라이언 크러그만(Brian Klugman), 리 스턴탈(Lee Sternthal)

출연: 브래들리 쿠퍼(Bradley Cooper, 로리), 제레미 아이언스(Jeremy Irons), 샐다나(Zoe Saldana, 도라), 데니스 퀘이드(Dennis Quaid, 클레이)

장르: 멜로, 드라마

제작국가: 미국

 

제목: 굿 닥터(The Good Doctor,2011)

연출: 랜스 댈리(Lance Daly)

각본: 존 엔봄 (John Enbom)

출연: 올랜도 블룸(Orlando Bloom, 마틴), 라일리 코프(Riley Keough, 다이앤)

장르: 드라마, 스릴러

제작국가: 미국

***

 

+ < 스토리> 조금 중립적인, <굿 닥터> 조금 극단적인 전개였다면 좋았을 같다.

 

+ 여러 이야기가 중첩되는 < 스토리> 중에서는 로리가 훔친 사랑 이야기가 가장 슬프고 아름다웠다.



 

/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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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즈라더 2012/12/17 03:14 # 답글

    <더 스토리>는 노라 아르제네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블루레이 지르려 하는데...
    돌연 불안감이 엄습...
  • 나는고양이 2012/12/25 14:10 #

    실리아 역의 그녀인거죠? 그녀는 완전... 아름다웠어요! 그들의 러브 스토리는 정말 짠했습니다 ㅎㅎ
  • 새벽 2012/12/17 15:46 # 삭제 답글

    이번 글 흥미진진합니다.
    둘 다 재밌을 것 같은데 읽다보니 왠지 굿닥터, 쪽에 더 끌리는데요.(응?)
  • 나는고양이 2012/12/25 14:11 #

    흐흐. 감사합니다. 두 영화를 묶어서 써본 건 처음이지 싶어요. 굿닥터는 정말, 무덤덤해서 약간 화가 나기도 하는 영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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