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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이븐(The Raven, 2012)> - 에드거 앨런 포를 기억하는 또 하나의 방법 스크린의 기록

오래도록 가졌던 고양이에 대한 공포와 편견 뒤에는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 있었다. 너무 어린 시절 읽었던 관계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소설과 관계가 있든 없든 검은 고양이와 천둥 번개가 치는 , 벽돌로 뒤에 숨겨진 무언가, 라는 이상한 이미지의 퍼즐이 얽혀서 스산하고 공포스러운 느낌을 떠올리게 된다.

 

에드거 앨런 포의 시와 같은 제목인 영화 < 레이븐> 그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 아니다. 에드거 앨런 포라는 인물이 추리물의 주인공이 되어 살인범과 추리 게임을 벌인다. 그의 작품들은 여기 저기서 언급되고 스토리를 전개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역할에 그친다. 그래서 이런 작품을 기대했다면 뚜껑이 열리는 순간 실망할 수도 있겠다.

 

영화 덕분에 오늘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 레이븐>이라는 단편+헌정 에세이집을 사왔다. 영문판은 2009년에 나왔는데, 번역서는 영화 개봉과 함께 이제야 출간이 되었다. 그의 탄생 200년을 맞이해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에서 그의 단편들과 그의 영향을 받은 작가들의 에세이를 묶은 책인데 다른 것보다 먼저 간추려 놓은 그의 생애를 읽다 보니, 영화의 캐릭터가 얼마나 세심하게 재창조되었는지를 뒤늦게야 깨달으며 감탄했다. 포는 < 레이븐> 발표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9달러 밖에 벌지 못하고, 아내는 폐결핵으로 사망, 가난과 술로 방탕한 삶을 살던 그의 죽음은 그의 소설만큼이나 미스터리하게 남아있다. 그의 신경질적이면서 자기 파괴적인 모습, 작품들만큼이나 기이한 구석은 영화 캐릭터 곳곳에 녹아있다.

 

영화 살인범이 포에게 주문한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소설'처럼 영화 역시 그의 소설과 사실, 그리고 허구 사이를 오간다. 그의 작품들은 살인범이 남기는 흔적 속에 숨어있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영화 속에서 그의 작품들이 어떻게 재현되었는지를 보는 재미도 있을 같다. 미스터리 스릴러물의 틀을 벗어나지 않은 영화에서는 현대 수사물이라면 등장했을 방법들이 현장의 머리카락을 자석에 대본다든지, 목이 졸린 흔적에서 범인의 크기를 추적해본다든지 하는 식으로 180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에 맞게 변형된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이런 디테일들이 인상적이다. 사건의 전개도 긴박감 있고, 스릴러로서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베리드> <아이즈 와이드 >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영상도 만하고, 근대적인 느낌의 영상을 좋아한다면 더욱 챙겨볼 만하다. (개인적으로 셜록 홈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영향이 크지만, 비슷한 이유에서 좋아하는 면도 있다) 다만, 포와 필즈 경감이 콤비로 셜록 홈즈와 같은 추리극을 펼치는 모습을 보다 보면, 굳이 포가 아니어도 되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든다.

 

불운한 작가는 미스터리한 죽음 이후에서야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그의 작품을 영화화한 것도, 그의 전기 영화도 아니지만 영화처럼 스릴러의 주인공으로 재창조되는 것은 어떠한가. 단편과 위주로 이루어진 그의 작품 활동의 배경이나 실제 그가 어떤 사람이었을지 영화 속에서 짐작해보는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백지로 남은 그의 마지막에 대한 미스터리에 상상력을 발휘해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도 그를 기억하는 다른 방법일 것이다. 포가 '상상하는 것도 죄가 되는가'라며 울분을 토하는 장면에 대한 답처럼, 상상은 자유니까. 사실 영화를 보고 나온 이에게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 세계를 궁금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

제목: 레이븐(The Raven, 2012)

연출: 제임스 맥티그(James McTeigue

각본: 리빙스톤(Ben Livingston), 해나 샤크스피어(Hannah Shakespeare)

출연: 쿠삭(John Cusack, 애드거 앨런 ), 루크 에반스(Luke Evans, 에밋 필즈), 앨리스 이브(Alice Eve, 에밀리 해밀튼)

장르: 스릴러, 미스터리

제작국가: 미국

음악: 루카스 비달(Lucas Vidal)

촬영: 대니 룰만(Danny Ruhlmann)

***

 

 

+ 필즈 경감으로 나온 '루크 에반스' 보며 히스 레저와 조셉 고든 레빗이 생각났다.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 사실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은 오프닝과 엔딩 크레딧인데, 그런 CG 처리한 건지 모르겠다.

 

+ <검은 고양이> 때나 지금이나 섬뜩하다.

 

 

 

<라이프로그/짧은 감상>

더 레이븐
존 쿠삭,루크 에반스,앨리스 이브 / 제임스 맥티그
나의 점수 : ★★★★

미스터리 스릴러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시대적 배경을 살린 디테일이 꽤 인상 깊었다. 포의 소설을 영화화한것도, 그의 인생에 대한 전기 영화도 아니고 그저 포라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허구이나 이 또한 그를 기억하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그의 작품 세계를 궁금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 나는고양이 (http://flyingneko.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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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카 2012/07/09 03:06 #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이 영화를 보고 인터넷으로 '더 레이븐 - 에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를 주문했습니다. 다른 책과 함께 주문해서 다음주 수요일에야 받아보겠지만 빨리 받아보고 싶어지네요. 이전에 우울과 몽상을 사서 읽었지만, 그 때의 번역과는 또 다른 느낌의 번역, 그리고 '종소리'나 '갈가마귀'의 번역이 어떻게 되어 있을지도 궁금해서 사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헌정 에세이들도 그렇고요.

    저 역시 영화를 보면서 포의 생애에 관한 사실과 허구를 이렇게 세심하고 교묘하게 엮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감탄했습니다. 보는 내내 정신없이 빨려들어 보기도 했고요.
  • 나는고양이 2012/07/10 00:44 #

    예전에는 같은 책의 번역서를 왜 버전을 바꿔가며 읽나 했는데, 번역에 따라 글맛도 상당히 다르더라고요. 아직 얼마 읽지는 않았지만 매끄럽고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카님 글도 참 잘 읽었어요. 특히 제목이 착 감기는 것 같아요. 덕질도 저정도면 수준급이고 예술이죠!
  • siga 2012/07/11 14:34 # 답글

    고양이가 뭘 씹는 표현이 검은 고양이에 나오는데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죠 거기에 뜨거운 입김이라니 어우;
    더 레이븐 에드거 앨런 포랑 관련되서 작품이 중심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 나는고양이 2012/07/13 18:25 #

    네- 작품 중심은 아닌데, 오히려 작품 하나를 깊게 판 것보다 여러 작품을 여기저기 단서로 활용하는 모습에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스릴러로 괜찮았습니다.

    검은 고양이는 여전히 섬뜩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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